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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귀의 작은 밭

- 동구밭 김진아, 임지현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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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귀의 작은 밭

세안ㆍ세탁의 지속 가능함을 녹인 비누, 동구밭

어릴 적 자주 듣던 동요 과수원길의 시작은 '동구밭 과수원길'입니다. 익숙한 그 멜로디 속 가사 만큼이나 편안하지만 확실하게 다가오고 있는 동구밭의 메시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입니다. 지구의 토양, 바람, 그리고 물을 듬뿍 먹고 자란 건강한 텃밭의 작물들을 함께 가꾸고, 좋은 재료를 더 가깝게 우리의 몸에 지닐 수는 없을까를 고민하는 사고에서 시작된 동구밭. 관계에 대한 고민, 가꿈에 대한 고민, 더 나아가 몸과 마음을 올바르게 정돈하는 것에 대한 답을 내놓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동구밭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진아, 임지현 팀장이라고 합니다.


동구밭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동구밭'은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동구밭은 ‘마을 어귀의 작은 밭’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시작은 ‘동구밭 프로젝트’ 라는 이름으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관계를 가꾸는 도심 텃밭 봉사활동으로부터였습니다. 그때의 가치를 담아, '동구밭'을 브랜드명으로 이어오게 되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지속 가능한 일상을 만드는 브랜드라고 알고 있어요. '일하고 싶은 화장품 회사 1위'라는 기사도 보았는데 실제로 근무하고 있는 동구밭의 회사 생활은 어떤가요?

동구밭은 특히 50% 이상 발달장애 사원 채용이라는 원칙이 있기에, 비장애 사원 포지션 채용이 필요한 순간에도 발달장애사원 채용 비율을 맞추어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공존하는 사내 문화라는 특이점이 있지만, 다른 기업 문화에 비해 특별한 무언가가 있진 않습니다. 비장애 사원, 가꿈 지기 모두 개개인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그에 맞는 보상과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그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애 고용 문제에도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동구밭은 사회적 기업으로서 이례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어요. 동구밭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되나요?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구밭의 미션인 '발달장애인 근속 연수 해결'이 변함없는 지향점이 되어 주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많이 겪기도 하지만, 선택을 하는 순간이 올 때마다 동구밭의 미션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동구밭에서 가장 재구매율이 높은 제품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제품도 궁금합니다.

가장 재구매율이 높은 제품은 ‘올바른 샴푸바 중건성용’ 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피부가 건조하신 분들에게 추천드리며, 온 가족이 사용하기 좋은 제품입니다. 피부 저자극 테스트를 완료해서 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제품은 샴푸바와 함께 사용하기 좋은 트리트먼트바 제품인데, 동물성 원료를 빼고 식물성 단백질로 가득 채운 제조법으로 만들어져 비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시는 분들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동구밭이 제품을 생산할 때 꼭 지키는 원칙이 있나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고 해도 품질이 좋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의 전 성분 하나를 선택하는 것부터 원료 배합, 생산까지 모두 동구밭 팩토리에서 진행합니다. 피부가 예민하신 분들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성분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모든 제품에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인공 방부제, 인공 색소, 화학 계면 활성제 등 몸에 유해한 성분을 사용하지 않으며 사람, 그리고 지구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 동구밭

동구밭이 처음에는 봉사활동으로 시작하셨다고 하셨어요. 친환경 기업으로 변화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텃밭 봉사활동에서 시작하여 텃밭으로부터 수확한 작물을 비누에 넣어보자는 다짐으로 이어진 브랜드라서, 친환경 브랜드로 가야겠다는 목적의식이 브랜드 설립 당시에는 크지 않았던 건 사실입니다.
동구밭에게 ‘발달장애인의 근속연수 해결’이 가장 우선순위 미션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기후, 환경 문제를 사회에 이야기하고 지구에 해가 되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것도 동구밭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비자분들의 인식과 활동도 브랜드를 친환경 기업으로 만들어준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동구밭의 미션에 공감하는 바가 있어서 동구밭을 택하시게 된 건가요?

발달장애인에 대한 개인적인 미션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화장품 업계에 근무 중이었고 친환경이나 제로웨이스트가 떠오르는 시장이겠다는 생각을 할 때쯤 동구밭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발달장애인 근속연수를 해결하는 미션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것과 더불어 더 나은 가치를 만들고 있는 동구밭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 동구밭

사회적기업의 성공적인 사례가 동구밭이라고 생각합니다. 동구밭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해서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상품을 기획할 때 고객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고객분들의 목소리를 통해 어떤 상품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는지, 기존 상품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어떤 채널을 통해 만났으면 하는지, 제품 배송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이 있는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듣고 있습니다. 일화 중 하나는 3-4년 전에는 비닐 뽁뽁이를 사용해 출고를 진행했으나 배송 과정 중에도 지속 가능함을 생각했기에 고민 후 옥수수전분 완충제 및 종이 완충제를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변경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마저 결국 쓰레기가 된다"라는 고객의 리뷰를 통해 '제품 사이즈에 맞는 박스를 만들자'라는 새로운 기획안이 생겼고, 지금도 계속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개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그에 맞는 보상과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하셨는데, 조금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얼마 전부터 도입된 복지 중 하나는 영업이익의 10%를 분기별로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제도입니다. 이 복지 제도 내에서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같은 조건으로 받고 있으며, 직원분들은 이제 분기가 끝날 때마다 인센티브를 받게 됩니다. 동일한 지급이 아닌 성과에 따라서 차등 지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동구밭

주변에서도 샴푸바나 고체 세제를 동구밭으로 시작하는 분들을 많이 봤어요. 우리가 계속해서 비누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누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에는 환경적인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샴푸의 경우 샴푸를 다 쓰면 용기의 배출에 있어 분리수거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시겠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소재의 플라스틱이 합쳐있기에 완벽한 재활용은 어렵습니다. 또 펌핑기의 경우 스프링이 있어서 재활용되는 비율은 더 낮아집니다. 플라스틱 용기 배출에 대한 문제도 분명 있지만, 인체의 안전을 위해서도 비누 사용이 필요합니다. 실리콘, 파라벤 등의 유해 물질이 들어가지 않는 안전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생각하면, 건강하게 잘 만들어진 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아무래도 용기에 대한 문제가 크기 때문에 리필에 대한 이슈도 많이 있어요. 오프라인 상점도 생기고 브랜드에서도 시도를 하고 있는데, 어떤 것이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동구밭은 계속 고체 비누만 고집하시나요?

이제 여러 소비자분들께서 스킨이나 로션, 바디 제품도 동구밭에서 만나보고 싶다는 의견을 주십니다.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액체를 아예 배제하고 있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생산한 적은 없지만 동구밭만의 액체 제품에 대한 계획은 가지고 있습니다.

가꿈지기 사원들과 함께 일을 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우선 가꿈지기는 발달장애사원을 칭하는 애칭입니다. 봉사활동 때부터 '관계를 가꾸다', '텃밭을 가꾸다', '몸과 마음을 가꾸다'라는 의미를 담아서 가꿈지기로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장애사원들의 경우 오전 반, 오후 반으로 나뉘어 2교대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보편적인 금전적 지원 같은 것보다는 직장을 다니면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장애사원 비장애 사원같이 일을 하는 점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꿈지기분들 중 직장 내 직원분들과 친해져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고 계신 분도 있습니다. 사적인 만남을 갖거나, 함께 피규어를 만드는 조금 더 사회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구밭이 도움을 주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업무 분배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가꿈지기분들은 '꼼꼼하다'는 특징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인 제품 포장, 제품 검수, 제품 가공 업무를 맡고 계십니다. 비장애인분들은 생산 쪽에서 근무 중이시고, 포장이나 가공 쪽에는 가꿈지기분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채용할 때 어떤 방식으로 채용하게 되나요?

이력서를 접수하는 방법과 장애인고용공단에서 추천을 받아서 훈련 과정을 거친 뒤, 발달장애사원이 함께 일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될 때 정직원으로 채용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최근에 반려동물들을 위한 비누도 출시되었어요. 그 외에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제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주변에서 '제로 웨이스트'라는 키워드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동구밭만의 세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개인 혼자만이 아닌, 친구/지인/가족들에게 선물하여, 함께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물 세트를 연말 안에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활동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발달장애인 근속연수 해결이라는 미션은 변하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실천을 위해 제품을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동구밭 제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지구를 위한 실천에 동참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생산 과정에서도 점차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여 나갈 예정입니다.

© 동구밭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소비자분들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동구밭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도록 접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좀 더 다양한 곳에서 동구밭을 직접 만나보고 경험하실 수 있도록 대형마트 및 동구밭 브랜드 가치와 맞닿아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최대 관심사입니다.


동구밭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슈는 끊임없이 얘기를 해야만 하는 부분이고, 친환경적인 메시지는 강하지만 이미 전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동구밭만이 전할 수 있는 메시지인 발달장애인 근속연수에 관한 가치를 올바르게 전달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들도 같은 사람이고 함께 근무할 수 있는 사람이다','편견 없이 바라봐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가지고 갈 예정입니다.

건강한 삶을 위한 나만의 루틴

김진아 팀장 : 잘 때 ASMR 틀어놓기. 수면은 건강한 삶의 필수 요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을 깊이 들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늘 듣는 ASMR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느낀 후에는 매일 밤 틀어 놓고 잡니다.

임지현 팀장 : 건강한 삶을 위해 일주일에 2번은 꼭 운동 또는 산책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미세 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이 걱정되는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 대신 텀블러와 스테인리스 빨대로 커피를 마십니다. 작은 변화들이 하나 둘 쌓여서 건강한 나, 건강한 지구를 위한 큰 변화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오래된 물건

김진아 팀장 : 그동안의 여행 사진이 담긴 외장하드. 보정하지 않은 사진들, 날것의 사진들이 많이 있어 가끔 시간여행하고 싶을 때 외장하드를 꺼내서 보곤 합니다.

임지현 팀장 : 방에 있는 작은 스피커. 학생 때 돈을 모아 사서, 지금까지도 잘 쓰고 있습니다. 여행을 갈 때에도, 방에서 혼자 책을 읽을 때 음악을 틀어놓는 용도로 쓰고, 영화를 볼 때에도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당신이 힘을 얻는 것

김진아 팀장 : 잔나비 노래. 목소리부터 음악 스타일, 가사, 패션 스타일 뭐하나 제 스타일이 아닌 게 없어요. 지친 날에도 잔나비 노래를 들으면 힐링 되는 기분입니다. 잔나비 사랑해요!

임지현 팀장 : 출퇴근할 때 지하철을 40분 정도 타는데, 지하철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거나 뉴스를 볼 때, 또는 잠시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잡념을 덜어내는 시간이 일상에서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은둔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도 모든 사람은 에너지를 발산하기도 하면서, 또 응축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글귀가 있는데, 바쁜 삶 속에서 아주 잠깐이라도 은둔하는 시간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책이라, 바쁘고 치열한 삶을 사시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동구밭(@donggubat_story) •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