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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포장, 해보니 별거 아니네

- 얼스어스, 길현희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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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포장, 해보니 별거 아니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무포장 카페, 얼스어스

텀블러 어디 있지? 케이크 어디다 담아오지? 얼스어스를 방문하기 전 분주한 나를 발견해요. 맛있는 베이커리와 커피를 담아올 소중한 용기를 찾는 시간, 왠지 모를 기쁨을 느껴요.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멋진 공간에 초대받는 기분, 말로 표현할 수 없죠. 무포장 시스템의 불편함을 새로운 경험으로 바꿀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움직이고 있는 가게. 스텝 모두가 개개인의 장점을 발휘해 성장할 수 있는 공간. 이 두 가지를 핵심 키워드로 얼스어스는 존재합니다. 내 몸에 들어갈 음식과 담기는 용기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요. 환경을 위해 시작하는 작은 일, 그 첫 시도를 얼스어스와 함께하길 바랍니다.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노플라스틱 카페 얼스어스를 운영하고 있는 길현희입니다.

얼스어스을 소개해주세요.
얼스어스는 for earth for us라는 의미로 지구를 위하는 일이 곧 우리 스스로를 위하는 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가게를 운영하면서 손님들께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지만, 이곳에 머물다 가시는 분들이 불편함을 느끼시지 않길 바래요. 카페를 이용하면서 이상하거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는 마음으로 커피와 케이크를 함께 준비하고 있어요.

얼스어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
커피를 사랑하고 자연을 애정 하며 광고를 전공한 사람이었습니다. 졸업하기 전 이 세 가지(커피, 자연, 광고)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던져보자! 하고 시작했던 것이 얼스어스 피드였어요. 그 당시 플라스틱 컵에 종이 컵 홀더를 이중으로 끼워주는 것이 유행이었고, 그 흐름과 반대되는 유행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카페에서 머물다 가시는 손님에게만이라도 예쁜 잔에 담긴 커피를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얼스어스 피드에 관련된 이미지와 글을 열심히 업로드했어요.

카페를 시작할 때 어려웠던 점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어요. 아무것도 몰라야 용감해질 수 있다는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카페에서 6년 정도 일하다 보니, 커피에 대한 자신도 있던 상태였죠. (웃음) 디저트 종류 구상이나 인테리어의 경우에도 좋아하는 것이 확실하게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더 공부하고 경험한 이후에 오픈을 했다면, 얼스어스의 첫 퀄리티가 다를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성향 자체가 계획을 잡고 달리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런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얼스어스보다 결과가 더 좋았을까? 하는 의문은 품고 있어요. 부딪치며 성장하는 스타일이라, 무모하게 시작하고 뒤늦게 수습을 잘해보려고 노력해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카페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부터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는 가게를 열고자 했기 때문에 그 선택은 어려운 것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어리고 무모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기억에 남는 속상했던 일화
얼스어스의 시스템을 모르시고 방문하셨던 손님이 계셨어요. 매장을 이용하시다가 남은 음료를 포장하여 가시길 원하셨던 거죠. 무포장 가게이니, 다회용기를 지참하지 않으셨다면 포장이 불가능한 상태였어요. 차에 있던 일회용 컵을 비워 담아 가시길 원하셨는데, 당시 저는 매장에 없던 상태였고 스텝 친구는 매뉴얼대로 정중히 거절하게 되었죠. 이후에 저에게 연락이 왔고, 그때 들었던 이야기가 가장 크고 거셌던 피드백이었습니다. 대화를 통해 얼스어스의 취지에 공감하시고 잘 마무리된 케이스였어요. 얼스어스가 계속 성장하려면 쓰디쓴 피드백도 당연히 수용해야 하고 더 많은 분이 공감하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그렇다면, 카페 운영 방식에서 고민하고 있는 점
제가 지켜나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없습니다. <번거로운 포장법>이라는 이름처럼 손님들을 귀찮게 하는 방법임은 맞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용기를 번쩍 들고 찾아와주시는 손님들이 많이 계셔서 정말 정말 감사하답니다. 그런 감사한 손님들께 다소 엄격한 기준으로 불편함을 끼치게 될 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열려있는 공간이다 보니, 생각지 못하시고 방문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그때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드리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어요.

용기를 들고 오는 분도 계시는 분께 적용되는 엄격한 기준이란 뭘 의미하나요?
재사용 플라스틱 용기를 가져오시는 분도 계세요. 처음에는 담아드리곤 했는데, 일회용 용기를 구매하셔서 가져오신다거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밀키트의 내용물을 빼고 담아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이럴 경우는 얼스어스의 취지에 맞지 않기에 정중히 거절하고 있습니다. 주문서 혹은 예약 완료 문자를 발송할 때, 재사용한 일회용 용기에도 포장이 어려우니 다회용기를 꼭 지참해달라는 문구를 같이 보내드려요. 이런 기준이 엄격하게 느껴지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회용 잔의 세제 사용 vs 일회용 컵 사용
저 역시 정말 궁금했던 내용이에요. 카페 오픈 후인 2018년,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규제되었어요. 당시 서울시에서 관련 내용으로 토론이 있어서 참석했죠. 폭넓은 연구가 진행되기에는 시기가 좀 일렀기에 정답은 없었던 것 같아요. 객관적 데이터는 없었으나 일회용 컵은 부피가 상대적으로 크잖아요. 지구에 잔류하는 쓰레기도 많지만, 일회용품이 땅속에서 썩게 되면서 발생하는 환경 호르몬 배출 등을 고려하였을 때 더 해롭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설거지로 배출되는 물의 경우 정수 시스템을 통하여 재사용이 여러 번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물론 환경에 두 가지 방법 모두 해롭겠지만, 조금이나마 더 나은 선택은 다회용 잔이 맞는 거 같아요.

이미지 : earthus 인스타그램

기억에 남는 다회용기
요즘 경쟁적으로 가지고 오시기도 하는데요. (웃음) 오픈 초기 한 1년 동안은 포장도 안 되었을뿐더러, 포장 매뉴얼도 없어서 노포장 가게나 마찬가지였어요. 연남동 주민들께서 그릇을 가져올 테니 포장할 수 있는지 종종 여쭤보셨어요. 흔쾌히 수락했고, 그렇게 포장이 시작되었어요. 포장하셨던 손님께서 블로그 후기를 작성하셨던 것 같아요. 기재된 정보를 보시곤 한 남성분이 찾아오셨는데, 웍을 가지고 오셨어요. (웃음) 사진만 보면 홀 케이크처럼 보여 그 크기가 가늠이 안 되셨던 거 같아요. 다회용기 사상 최초였고, 당시 그런 분이 없었기에 인상 깊어요. 또 한 분은 반찬통 뚜껑에 케이크를 포장해가셨는데, 그때 아이디어를 받아 지금은 손님들의 뚜껑에 케이크를 담아드리고 있어요. 정말 감사하죠. 나중에 혹시 얼스어스에 방문하시면 꼭 아는 척 부탁드려요.

길현희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것
환경덕후(?)/ 저는 요즘 장보기에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행하는 사람이 편안하게 장 보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온라인으로 사면 더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기 때문에 보통 오프라인 장보기를 하는데 저같이 시간을 내어 장 보는 게 어려운 사람들은 집에서 해 먹기를 점점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품목은 어디가 레스웨이스트하게 잘 배달해 주더라, 하는 정보를 얻으려고 여기저기 온라인 장보기를 해보는 중입니다.

자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얼스어스 시작 이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에요. 인식하며 살아오진 않았던 부분이라, 오히려 언제부터였을까 생각하게 돼요. 실마리를 따라가다 보면 특정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자연스러웠던 거 같아요. 학창 시절 수련회는 처음으로 다른 친구들이 어떻게 사는지 일상적인 행동을 관찰할 수 있잖아요. 샴푸 2~3번을 눌러 사용하는 친구를 보며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저는 펌핑기의 절반 정도만 눌러서 샴푸를 사용했거든요. 환경 오염이나 특정 어떤 부분이 염려되었다기보다는 무엇이든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었는데, 결국 다 연결된 거 같아요. 가정에서 아껴 쓰고 다시 쓰는 생활을 배웠어요. 물론 경제적인 부분에서 그러셨을 수 있겠지만, 영향이 컸던 거 같아요. 여전히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해요.

처음 환경을 위해 시작한 작은 일
카페 매장 이용 시, 항상 머그잔을 사용했어요. 커피를 워낙 좋아한 탓에 어릴 적부터 카페에서 줄곧 근무했어요. 손님들께 일회용 잔 이용이 자연스러운 시절이었는데, 제가 근무하는 동안 드시고 가시는 분들께 최대한 다회용 잔에 제공해드리려고 노력했어요. 가게에 쌓여있는 플라스틱 용기들을 집으로 가져가 양말함으로 재사용해 본 적도 있어요.

리더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아픈 손가락이 늘어난다는 것

아픈 손가락이 무슨 뜻인가요?
학창 시절 때 반장이었고, 자연스럽게 리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목소리가 크고, 방향을 제시하고, 앞에서 길을 터놓는 사람, 적재적소에 적절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능한 리더라고 생각했죠. 운영을 하면 할수록 모든 길을 먼저 파악해 직원 모두에게 적절히 분배하는 일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요. 카페의 경우 현장에서 너무 많은 변수가 있고, 고객의 니즈가 다양하므로 그 전부를 예측해서 알려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죠. 함께하는 스텝들을 전적으로 믿고, 그들이 내리는 판단에 대해 신뢰하는 편이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이 결정하는 것들이 모여 결국 얼스어스가 완성되고 있는 것 같아요. 또 스텝 개개인의 컨디션이 고스란히 카페로 전해지기 때문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부정적인 의미에서 아픈 손가락이 아닌, 얼스어스의 모든 구성원에게 신경과 마음을 많이 쓴다는 의미에요.

삶에 영향을 끼쳤던 터닝 포인트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소소하게 자연을 지키고 싶었던 학생이었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한 특강에 그린디자이너 윤호섭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지금부터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비소로 꾸준히 실천하는 삶을 살게 된 것 같아요.

월급 없는 삶에 대한 두려움
없었어요. 자금을 모아 카페를 오픈한 것이 아니었고, 전부 대출받아 시작했었기 때문에 1년 정도는 갚는 것에만 집중했어요. 한 달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50만 원으로 한정하고 생활했는데, 생각해보면 365일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기 때문에 돈을 사용할 시간도 없었던 것 같아요. 워낙 잘 모르기도 했고 어렸기에 열심히 하면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어요. 버는 것이 없는 삶에 대해 지금도 연연해하지 않아요. 대학교에 다니면서, 학교 선후배 교수님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진부한 이야기인데, 하고 싶은 것을 재미있게 하다 보면 돈은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어린 시절에는 이 말이 당연한 건데, 이해는 안 됐죠. 카페를 운영하면서 어른들이 그때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제는 이해하는 거 같아요.

위기에 대처하는 본인만의 현명한 방법이 있나요?
위기에 미리 대처하는 능력이 없어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능력이 잘 길러진 것 같습니다. 모든 문제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서 스트레스도 잘 안 받는 것 같은데, 닥친 상황에서의 플랜A를 하면 괜찮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생각하는 플랜 A
카페를 운영하며 가장 큰 위기는 손님들과 마찰이 있을 때예요. 특히 얼스어스의 경우, 포장 시스템이 워낙 까다롭잖아요. 포장 과정에서 손님들이 화가 끝까지 나지 않게 하는 대처 능력이에요.

실망했던 기억이 있나요?
잘 없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지금 생각해보면 오 년 동안 이 일을 해왔는데 더 성장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카페 운영 이전에 했던 일
전공이 광고였기에 광고 ae로 일했습니다.

비슷한 꿈을 꾸고 있는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인지 묻고 또 물어봐 주세요.

본인이 원하는 것을 물어, 대답을 찾았는가
한 가지 목표가 명확하게 있어요. 제가 열심히 일하면 할수록 세상이 조금은 더 이로워졌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얼스어스를 시작할 때도 그 명분 아래에서 운영되니까 일하는 것이 풍요로워요.

웰니스라는 단어가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얼스어스에서 행하고 있는 웰니스는 무엇인가요?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인 것 같아요. 제로웨이스트도 좋지만 나를 해치고 희생하며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구를 위한 것이 나를 위한 것이니 나를 위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얼스어스는 세상에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전하고 있나요?
친환경, 해보니 별거 아니더라.

추천 메뉴
저는 커피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시그니쳐는 손님들께서 만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가게에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으시는 건 어디 가서도 볼 수 없는 디저트인 것 같습니다.

카페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호점을 늘리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처음 2호점은 부산에서 오픈했어요. 당시 연남 1호점 근처에서 연남 2호점을 오픈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미 완성되어있는 공간을 늘리기보다는, 가까운 곳에 작은 규모라도 카페 한 곳을 더 마련하고 싶었죠. 카페의 규모를 계속 키우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스텝들이에요. 테이크아웃 손님이 거의 없는 것이 얼스어스의 특징이고, 그 결과 가게 안에서 소비되는 것이 매출로 연결되고 있어요. 고로 카페의 공간이 계속 늘어나야지만, 얼스어스에서 일하고 있는 스텝들의 성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더 나은 급여와 환경만이 아니라, 그들 각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해볼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싶어요. 얼스어스의 처음 구성원이 된다면 제가 알려주는 것이 많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배우는 것이 많은 친구들이에요.

얼스어스의 인재상
함께하고 있는 스텝들이 이상하리만큼 일을 정말 잘해요. 일하면서 행복해하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

카페를 이끌고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그냥 뿌듯했는데, 코로나 이후 포장이나 배달이 정말 많아졌어요. 그에 따라 얼스어스 운영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스스로 물어요. 그럼 포장이나 배달을 하고 싶냐고. 그런데도 아니더라고요. 그럴 때 이 일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이 분야를 더욱 잘 이끌어가야겠다고 느껴요. 또 이 일을 혼자 했다면 이만큼 꾸준히 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저 스스로 더욱 잘하고 싶다 느끼게 만드는 스텝 친구들이에요. 이 친구들과 더 오래 재밌게 함께 이 일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앞으로 얼스어스의 활동이 궁금합니다.
저도 올해 굉장히 기대됩니다. 저 스스로 얼스어스의 방향성이 바뀌면서 내부적으로는 큰 변화들이 있을 것 같아요.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내부를 다지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얼스어스의 방향성이 바뀌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어떤 점이 변화되고 있나요?
초기 얼스어스는 모든 분에게 공감받기 어려운 곳, 소수의 분에게 기쁨을 드리고 엄격한 조건으로 운영되어야만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6년 차에 접어든 얼스어스는 조금 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생각은 언제 바뀔지 모르겠지만요. 조금 더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즐기다 갈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때보다 지금 더 취지에 공감하시고, 환경 문제에 관심 있으신 분들도 많으시고요. 진입장벽을 어떻게 더 낮출 수 있을까에 대한 방향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건강한 삶을 위한 나만의 루틴(living)
모두가 잠든 새벽 일어나 공기를 마시고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 생각보다 새벽에 일어나는 게 특별한 경험처럼 느껴지면서 하루를 특별하게 해주더라고요.

추천하고 싶은 오래된 물건(thing)
할아버지의 우동그릇. 할아버지는 제가 태어난 해에 저를 정말 예뻐해 주셨고 곧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집에는 아주 옛날 것으로 추정되는 그릇이 있었고 아주 높고 깊숙한 곳에 놓여 있었는데 엄마가 큰 솥에 곰국을 끓이는 날이면 저는 늘 의자를 끌고 가 그 깊숙한 것을 꺼내 들었다고 해요. 그 그릇은 할아버지가 하시던 우동 가게에서 쓰던 그릇이었습니다. 그릇이 너무 무거워서 제가 그렇게 꺼내오는 것은 엄마가 무척이나 싫어하는 행동이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본가에 가서 저녁을 먹으면 저는 늘 그 그릇에 국을 담아 먹곤 합니다. 그럴 때면 저를 정말 예뻐하셨다는, 제 기억 속에는 한 번도 만난 뵌 적 없는 할아버지와 만나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힘이 되는 것
힘이 되는 게 정말 많은데, 뭐니 뭐니 해도 가족이지 않을까요? 저에게 정말 큰 행복과 동시에 좋든 안 좋든 영향을 줄 수 있는 건 가족들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얼스어스 earthus(@earth__us) •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