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플랑드비를 만들고 꾸려가고 있는 박아름입니다.
플랑드비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플랑드비'는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일상의 필수적인 요소들을(essentials), 보다 쉬운(easier) 방법으로, 지구와 우리(earth&us)가 같이 행복하길 바라며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브랜드를 운영해 오신 걸로 알고 있어요. 처음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만의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의지가 늘 있긴 했습니다. 감정의 소모가 있던 여러 사건들을 경험 후 직접 '고유한' 향을 만들어 제품에 담아보자는 결심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향과 성분 공부를 하면서 2012년 말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를 시작할 당시에 향초를 중심으로 전개하다 보니 (une bougie 초) pleine de vie였지만, 지금은 (une atmosphère 공기, 분위기, 영향력) pleine de vie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현재 플랑드비 주력 제품 [올라이트바디솝]의 소개 글은 "나를 사랑하게 되면, 나를 둘러싼 주변과 자연도 돌아볼 수 있고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입니다. 어떤 사정이든 힘듦 자체는 삶을 살아가는데 때때로 필요한 것 일 수 있지만, 몸과 마음이 힘들면 자신조차도 돌보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나'를 회복하고 사랑해주기를 시작하는 행위가 언제나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그 출발점, 나만이 오롯이 경험하는 충전은 역시 직접 씻고 바르는 것이 아닐까 싶어 '잘 씻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향후에도 계속 같은 방향으로 브랜드를 움직이고자 합니다. 나와 주변을 챙길 수 있게 되면, 지구와 공존하는 자세도 반드시 달라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품을 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플랑드비 제품을 쓰는 동안 충분한 행복감이 느껴지는지, 제품을 구성하는 재료나 제조하는 방식에서 환경과 후세에 물리적으로 덜 남길 수 있는지를 모두 고민하며 제품을 만듭니다.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점 혹은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처음 플랑드비의 고유한 향기를 구축해갈 때, 일부 독성 향료를 애초에 배제하며 향의 골격을 잡았습니다. 제한된 조건에서도 최선의 것을 낼 수 있는 역량, 영역을 분명히 하는 것, 그리고 그 바탕에 자리하는 진정성이 경쟁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화학에 관련된 내용을 공부해 본 적이 없는 터라, 일일이 재료를 직접 다루고 충분히 공부한 이후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기술특허를 낼 만큼 성분에 대한 역량은 늘어났습니다. 동물이나 식물 모두 과도하게 착취하고 채집하는 것은 당연히 문제이지만, 아예 안 쓰고 안 입고 살 수 없는 상황에서 상생하는 태도로 모든 재화를 만들고 접근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기존에는 안정성을 중점으로 원료에 제한을 두었다면, 지금은 윤리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이기 위하여 성분을 자체적으로 규제하며 제품을 연구하고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플랑드비만의 기준을 말씀드리자면 바다 유래 성분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과 동물 모두 지금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지구 차원에서 바라보았을 때 가장 고통받는 곳이 바다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지금은 비건 뷰티나 클린 뷰티가 트렌드가 되고 마땅한 흐름이기에 모두가 노력할 것이라는 확신에 반갑습니다
플랑드비에서 지구를 위해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사용 후 남지 않는 것들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재료들로 만드는 색조 화장품을 오래도록 연구하고 개발 중에 있습니다. 고체 화장품의 경우 똑같은 액체 상태의 제품에 비해 유통이나 소비 단계에는 탄소 배출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비누를 주력하고 있는 이유도 비슷한데, 압축을 한다는 개념 자체를 본질하고 정수를 담는다는 느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비건 화장품도 함께 제작하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비건 화장품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다시 제작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아쉽게도 비건 화장품은 아직 완제품을 생산해낼 수가 없는 상태이며, 그저 신속하게 간극을 해결해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비건 화장품 위크숍(클래스)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플랑드비 틀 안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적정 프로젝트]라는 나름의 프로젝트명을 갖추고 있습니다.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당장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튜브 치약을 줄일 수 있거나, 재활용도 안 되는 펌핑 노즐로 쓸 수밖에 없는 수분 화장품에 대한 대안을 드릴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에 용기를 냈습니다.
플랑드비의 워크샵은 1) 가장 적은 식물성 원료들로 2) 지구에 영향을 최소로 끼치는 제법으로 3) 우리가 주방에서 시간을 들여 요리를 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보호하듯이, 직접 내가 바를 것들을 나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4) 자연과 우리의 소통 방식에 대한 개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여러 문제로 다소 위축된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외면할 수 없는 기후 위기와 동물과 지구를 유린하고 착취하던, 그동안 곪았던 사회 문제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는 것이 비거니즘입니다. 비거니즘을 훨씬 넘어서서 결국 플랑드비를 가장 윤리적인 뷰티 브랜드와 제품으로 떠올릴 때 생각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비누 외에 제작하고 싶은 제품이 있으신가요?
고체비누나 화장품은 플라스틱을 비롯해,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기 가장 좋은 형태입니다. 그 형태적인 장점을 플랑드비에서 계속 강화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2012년부터 브랜드를 운영해오며 쌓인 고체 왁스나 고체 제형 제조법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2년 내에 선보이기 위해 고체 스킨케어 제품과 윤리적인 색조 제품을 연구 개발 중입니다.
플랑드비의 제품을 보면 자연의 모습이 많이 보여요. 주로 어디서 영감을 많이 받으시나요?
[올라이트 바디솝]은 육각형의 작은 벌집들이 서로 들뜸 없이 완전한 형태로 이어 붙어 군락을 이루는 것처럼 완전함을 추구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육각 형태입니다. 생각하는 완전함의 의미는 완벽함보다는 온전함과 충분함에 가깝습니다. 이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일일이 스테인리스 몰드를 힘으로 탈형하고 손으로 하나하나 다듬는 과정이 필요해 힘들지만 직관적으로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비누에 자연의 모습이 보이셨다면, 자연의 원물들이 표현하는 질감 그리고 제형이 비누에 반영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사랑의 형태처럼 아름다움이라는 것도 균일하게 정의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기능적인 부분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처럼 플랑드비만의 아름다움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시대물 작품이나, 사료들도 종종 찾아봅니다. 그때에는 플라스틱은 물론 여러 물질들과 기술이 풍부하지 않았을 때에도 아름다움을 가꾸던 시절이었습니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청하고 있습니다.
플랑드비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플랑드비 제품들을 사용할 때는 최상의 즐거움을 갖되 결국 사용 끝에는 남아있지 않길 바랍니다. 비누뿐만 아니라 개발 중인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사실 비누는 포장 없이 드리고 싶지만 제품 운송 과정에서 제약이 많기에 법에서 명시를 해야 된다는 성분을 기재하여 띠지로 간략하게 포장하고 있습니다. 무른 제형 이어 리스크가 많은 편입니다. 비누가 닿는 부분은 재료에 상관없이 모두 일반 쓰레기로 분리배출하셔야 합니다. 종이로 구성된 포장재 역시 재활용은 안되기 때문에 포장지는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이러한 가치로 플랑드비는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배송 중에 조금 파손이 있거나 구겨져도 이해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우리의 소통 방식이며 감사하게도 이런 방식을 이해해 주시고 알아봐 주시는 고객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작은 온라인숍을 운영하며 도쿄의 빈티지 제품들을 조금씩 구매해 판매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빈티지에 매료되었던 것은 환경에 대한 관심보다는 희소성 때문이었는데, '빈티지'를 통해서, 옷이라는 재화의 수명에 대해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사)녹색구매네트워크 NGO에서 봉사한 경험을 통해서, 그때 친환경 제품이 어떤 것들인지 알게 되었고 의류에서 생활로 물품의 생애주기를 확장해 바라보게 되었고 계속 나아가다 보니 향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의류도 심각한 환경 오염을 야기하는데, 우리가 바르고 씻는 제품들은 얼마나 많은 환경 오염을 일으킬까 싶었고, 소비자였을 때는 좋은 향에 대해서만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 향의 마지막 모습은 어떨까를 더 보게 되었습니다. 혹여라도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문제에 대해 타협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항상 바다를 떠올리고 있고 그로 인해 타협 없이 마땅하다 여기는 좋은 제품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지나치게 솔직한 말인지도 모르지만, 만드는 일을 너무 오래 해서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 일에 몰입하고 최선을 다하고자 스스로를 갈아 넣은 셈인데 '과연 그 선택이 정말 옳았을까?' 요즘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랜 호흡으로 계속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나와 브랜드(회사)의 선이 필요한 것 같아 건강을 최대 관심사로 두고 있습니다.
플랑드비를 운영 후 가장 눈에 띄었던 환경 문제가 있나요?
복합소재로 가득한 화장품 용기들에 대한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와닿았습니다. 우리의 안전을 위해 사용하지만, 지구에 피해를 주고 있는 제품들에 또한 시선이 닿기 시작했습니다. 예로 일회용 마스크 끈 같은 경우 끈 부분을 자르지 않고 버리게 되면 바다 동물들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도구로 변하게 됩니다. '항균'이라는 명칭이 붙은 성분들 역시 어떠한 생물에게는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도자기피부'처럼 완벽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지구에 있는 그 어떤 생물에게도 피해가 되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고 구성하기 위해 매일 고민합니다.
플랑드비를 운영하시면서, 어려웠던 적이 있나요? (제작 / 가치 등등의 문제에서)
과도한 소비를 지향하는 마케팅 없이 어떻게 브랜드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 플랑드비는 수업이나 작은 행사들을 기획하면서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는데, 현 상황에서는 온라인에 국한해 어떻게 진심을 전할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만드는 재료들도 결국 탄소를 배출하며 운반되어 오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재료들을 점점 줄이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배합 차이로도 기능에 큰 차이가 생기다보니 민감한 작업이지만 적은 제품으로도 충분하다는 슬로건처럼 적은 재료로도 최고의 만족을 드리고 싶어 어렵지만 시도하고 있습니다.
플랑드비의 [올라이트바디솝]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리뷰가 있나요?
후기는 대부분 좋은 말씀해 주시는 경우라 어떤 특정 말보다는 플랑드비 제품을 사용하시고 만족하셔서 지방에서 마켓을 하거나 서울에서 행사를 진행할 때 먼 거리를 와주시는 분들을 뵐 때마다 기억에 남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초창기에는 제품에 제주 감귤 껍질 분말을 첨가했는데, 그 성분이 피부에 맞지 않으셨던 분이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 거리를 오시어 '플랑드비 비누 너무 좋아서, 잘 사용 중이에요. 얼굴에는 간혹 맞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성분에 대한 믿음과 피부 자극이 없어 지지해주고 싶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믿음을 주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니!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플랑드비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적절함'을 지키는 것이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 아래 같은 컬러는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최소 6구로 시작되는 아이새도우 팔레트를 꼭 써야 할 필요가 있는지, 립스틱을 컬러별로 채워놓는 것이 맞는지, 스킨케어 루틴들이 정말 다 제각각 역할을 해서 화장대에서 꼭 필요한 것 인지,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정말 끝까지 다 잘 쓰고 잘 버리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때 조금이라도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면 아닌 부분을 줄이거나 고쳐나가는 게 적절함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플랑드비는 이런 적절함을 담아 꼭 필요한 것들을 온전히 다 쓸 수 있도록 하고, 가능한 잔여 하지 않는 아름다움의 요소들을 소개하고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플랑드비가 어떤 브랜드로 남길 바라나요?
만들어서 보여드리는 입장에서는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브랜드로 인식되고 싶습니다. 플랑드비에서 제작되는 제품이라면 믿고 구매하실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향기 같은 경우는 신뢰해 주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무조건 많이 만드는 것이 재화적인 부분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을 알기에 한정판 향기로 그 달의 향을 출시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계속 이어지는 브랜드로 기억되고 삶을 채운다는 브랜드의 뜻처럼 고체로 세상을 다 채우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활동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오늘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정도로 플랑드비는 느리고 아직 가야 할 길이 더 많이 남은 브랜드입니다. 마땅한 광고나 마케팅 없이 운영해오고 있는데, 재료를 직접 구입해 써보면서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일이 결코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자금적인 부분에서도 적극적인 영업이 어려웠던 점도 있지만 성분과 가치에 타협하지 않아온 역사처럼 그런 관행 없이 성공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포부가 더 강합니다. 그 성공이라는 기준은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고 그런 안정으로부터 개개인의 여정에 건강한 동행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느리지만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돌이켜보면, 역시 플랑드비를 사랑해주시는 분들, 믿어주신 분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분들과 플랑드비의 이야기를 더 친밀하게 나누고, 나아가 그분들의 건강한 의식을 도울 수 있는 플랑드비만의 도구를 늘려가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1) 더 다양한 향기들을 더하고 2) 비대면 워크숍을 정비하고 3) 준비 중인 고체 화장품들도 차차 선보일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같이,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과 윤리적인 성분을 다룬 책을 집필해 보고 싶어서 조금씩 틀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건강한 삶을 위한 나만의 루틴
하루의 시작, 꼭 잎차로 우려내어 홍차를 꼭 마십니다. 홍차는 성분적으로도 따듯한 편이라 몸이 찬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과도한 소비를 지향하는 마케팅 없이 어떻게 브랜드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 플랑드비는 수업이나 작은 행사들을 기획하면서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는데, 현 상황에서는 온라인에 국한해 어떻게 진심을 전할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만드는 재료들도 결국 탄소를 배출하며 운반되어 오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재료들을 점점 줄이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배합 차이로도 기능에 큰 차이가 생기다보니 민감한 작업이지만 적은 제품으로도 충분하다는. 티라미수가 끌어올리다는 이태리어에서 유래했다고 하던데, 저에게는 홍차가 컨디션을 돋우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과일향이 더해진 가향차가 갑자기 좋아져서 애정하고 있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오래된 물건
물건에 크게 이입하는 편이 아니라, 대신 오래된 작품을 권해드려 보고 싶어요.
[스타트렉 :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 80년대 TV 시리즈입니다. 스타트렉은 여러 변주들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전 우주의 생명체들이 유대하며 같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요. 그래서 특히 이 시리즈는 원작자 진 로든베리가 추구하는 유토피아적인 미래를 제일 잘 그린 작품 같아 추천해요. 기술과 문화가 일정 수준 이상 발전한 상태에서는 굳이 부족한 자원으로 싸우거나 할 필요가 없지 않겠냐는 그런 이상이랄까요. 스타트렉 세계관에서는 프라임 디렉티브(Prime Directive)라는 지침이 나오는데요. 처음 방문한 행성이나 종족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히 남에 일에 참견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이 행성이 어떻게 발생했고 이 종족이 어떤 역사를 가졌을지 모르기에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 즉 존중하고 살피겠다는 개념인데요. 이것도 정말 좋습니다. 물질재생성기라는 기계로 음식이나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도 쓰레기가 생기지 않는 생활문화라니! 하면서 무척 즐겁게 봤습니다. 그래서 추천해요.
나에게 힘이 되는 것
힘들 때는 음악을 듣습니다. 여러 음악을 골고루 듣지만 신해철님과 U2 노래가 특히 힘이 많이 돼요. 언제나 사랑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