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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를 다한 물건에 새로운 시간을 부여하다

- 래코드 최윤성 대리, 박선주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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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를 다한 물건에 새로운 시간을 부여하다

서스테이너블 패션의 선두자, 래코드

서스테이너블 패션을 전개하는 래코드는 존재만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것만 같다. 쓰임을 다 한 물건이라고 생각이 들 때면 한 번 더 바라봐 달라고. 래코드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자세히 들려줄 디자이너 박선주 님, 대리 최윤성 님을 만나보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9살이 된 래코드의 최윤성, 박선주입니다. 지속 가능한(sustainable), 창의적인(creative), 책임감 있는(responsible) 3가지 가치를 지향하며 지속 가능한 패션과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래코드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요?

2012년 설립된 래코드는 자사(코오롱 인더스트리)가 운영하고 있는 20여 개의 브랜드의 3년 차 재고를 어떻게 하면 단순히 소각시키지 않고 패션 회사다운 방식으로 스토리를 더해 살려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환경적인 이슈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는 브랜드가 많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 장인 선생님들과 함께 재고 의류에 서로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재탄생 시킬 수 있었어요. 래코드 브랜드 네임은 다시 돌아오고 순환한다는 circular 개념의 래(RE, 한자어 來)에 업사이클링과, 패션 문화의 코드(CODE)가 합쳐져 탄생되었습니다.

노들섬에 있는 박스 아틀리에는 어떤 공간인가요?

노들섬에 위치한 래코드의 박스 아틀리에 에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옷을 만들어주는 지속 가능 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간단한 수선과 리폼에 대한 상담을 통해 고쳐 입고 다시 입는 문화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MZ 세대에도 입소문이 나 나이키 조거 팬츠와 리바이스의 데님을 앞뒤로 리폼해가시기도, 사이즈가 상이한 톰 브라운 재킷과 디올 재킷을 믹스하여 한 재킷으로 리폼해가시기도 했답니다.

박스 아틀리에는 네이버 예약 ‘래코드 박스 아틀리에’ 페이지에서 사전예약 후 방문하실 수 있어요. 빈티지를 사랑하고 즐겨 입으시는 분들에게 솔깃한 서비스가 될 것 같네요!


수선이나 리폼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가 아직 없잖아요. 브랜드 래코드를 통해 귀사(코오롱 인더스트리)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나요?

저희가 그것(긍정적인 효과)을 뚜렷한 수치로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처럼 지속 가능성이 대두되기 전인 10년 정도 앞서 이끌어 온 것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요. (코오롱 인더스트리에는) 마흔 개 정도의 브랜드가 있지만 래코드는 패션(제품)만을 만들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콜라보 하는 영역에 경계가 없는 것 또한 장점이죠.

나이키와의 협업이 화제가 됐었는데 진행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나이키 글로벌 측에서 서울 마켓 리서치를 진행하다가 래코드 이태원 시리즈점을 우연히 방문했고, 그렇게 래코드를 소개 드릴 수 있는 자리를 갖게 됐어요. 나이키도 지속 가능성을 하나의 큰 방향성으로 잡고 있기에 저희 브랜드의 취지와 가치에 깊게 공감하며 저희에게 업사이클링 파트너십을 제안했습니다. 나이키의 재고가 래코드의 디자인 방식으로 업사이클링 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많은 기대를 안고 제안하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향후 협업하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면?

빈티지 플랫폼과 어떤 형태로든 협업을 해보고 싶어요. 빈티지를 향유하는 사람과, 래코드의 옷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은 부분이 겹칠 거라고 생각되거든요. 좋은 옷을 사고, 오래 입고, 버리지 않는 취지가 서로 맞으니까요. 앞서 언급한 박스 아틀리에의 수선/리폼 서비스와 연관한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콘텐츠 크리에이팅 영역에서의 협업이 될 수도 있고, 해볼 만한 재미있는 작업들이 많을 것 같아요.

MZ세대와 소통하는 래코드만의 방식이 있나요?

브랜드 단위의 소통은 인스타그램 채널로 가장 활발히 하고 있어요. 래코드를 좋아하고, 우리의 무브먼트에 팔로우하는 사람을 ‘래코디안’으로 칭하고 있는데, 나이키와의 협업 이후로 MZ세대의 래코디안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그들에게 인스타그램은 이미 너무 당연한 소통 창구기 때문에, 많은 문의를 DM으로 응대하고 있고, 또한 서로의 게시물을 스토리로 게재하는 등 실시간 소통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오프라인 매장 위주로 만날 수 있었던 소량의 컬렉션 제품도 온라인몰에 많이 보이도록 하는 노력 또한 MZ세대를 위한 소통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래코드의 요즘 무엇을 주요하게 살피고 있나요?

래코드가 지향하는 3가지 가치와 함께 다양한 각도에서 진정성 있는 콜라보를 할 수 있는 찐 브랜드, 사람, 공간, 전시, 음악 등을 발견하고 들여다보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래코드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10년 뒤에도 100년 뒤에도 큰 패션사의 흐름에 의미 있고 깊이 있게 자리 잡고 있는 한 역사이고 싶습니다. 너무 거창하죠…? 지금 우리 모두가 우리 삶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바우하우스의 정신이나 디자인 교육철학처럼 래코드도 미래에 패션과 환경, 문화, 예술을 공부하고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래코드의 앞으로 활동이 궁금해요.

당장 내일 팝업을 준비하고, 다음 달 전시를 기획하고, 온라인 강의를 준비해야 하지만… 래코드가 쿨하고 컨셔스한 브랜드로서 자리 잡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 줄 수 있는 활동들을 꾸준하게 또 흔들리지 않고 이어가려고 합니다. 이런 활동에 함께할 히어로들을 찾고 있으니 언제든 연락 주세요!


래코드와 함께 할 히어로들의 자격조건이 있나요?

디자이너 입장에서 보면 영향력 있는 브랜드이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작년에 나이키랑 지속 가능성에 대한 내용으로 업사이클링 작업을 한 것처럼요. 그렇지만 뜬금없이 패션만 추구하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닌 나이키 사례처럼 오랫동안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왔고 더 깊게, 넓게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패스트 브랜드여도 상관없어요. 높고 낮음이 아니라 영향력이 있어서 많은 대중에게 쉽고 가볍게 알릴 수 있는 것들. 패션 분야가 아닌 브랜드들과도 협업을 얘기하고 있어요.

일과 삶의 밸런스는 어떻게 맞추는 편인가요?

선주: 일과 삶을 분리하지 않는 편?! 무서운 말이지만 하고 있는 일이 자연스럽게 삶에 연결이 되고 일상에서 발견하는 아이디어를 일에 접목하다 보니 일과 삶의 경계가 좀 모호해지긴 했습니다. 물리적인 시간이나 공간의 분리만이 워라밸을 맞춘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좀 덜 스트레스 받기 위해?! 차라리 일하는 시간을 보다 건강하게, 내 삶을 화이팅 넘치게 유지하기 위해 정신적 건강을 챙기는 편입니다.


최근 소비한 것 중에 ‘잘 샀다’라고 생각한 물건이 있나요?

선주: 피아노에요! 유년시절 피아노가 준 즐거운 기억이 있어서 아기에게도 어렸을 때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당근마켓에서 엄청 좋은 클래식 피아노를 9만 원에 구매했어요. 30년 된 피아노를 보고 외관을 보자마자 데리고 왔는데, 조율하시는 분이 정말 좋은 피아노라고 하시더라고요. 집안에 아이의 장난감처럼 있는데 볼 때마다 행복한 소비를 했다고 생각해요. 오래된 물건이 주는 가치와 깊이는 다른 게 있죠.

건강한 삶을 위한 나만의 루틴

선주: 일주일에 3번 이상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합니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도 있지만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지금이 가장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에요. 격주에 한 번씩 주말에 캠핑을 갑니다. 짧게는 한 시간 이내의 거리 멀게는 3시간까지도 가족과 함께 자연 속으로 떠나요. 퇴근길 장 보기와 7개의 빈티지 숍 쇼핑하기가 가장 행복하고 나를 건강하게 해주는 루틴입니다.


추천하고픈 오래된 물건

선주: 온 집안이 오래된 물건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집 자체도 오래된 구옥 주택이고요… 저는 17년 정도 입었지만 또 누군가가 3년 정도 입었을 거라고 추정되는 재킷이 있고, 친오빠가 아끼던 걸 군대 가서야 제가 훔쳐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샤프도 있고요.

1972년에 멕시코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에디먹스라는 선수를 기념해서 나온 82년생 자전거도 (한 번씩 질주본능을 일으키는) 거실 벽에 매달려 있습니다.

나에게 힘이 되는 것

선주: 올해 세 번째 여름을 맞이하는 개구쟁이 딸 김만복이(가명). 그 딸이 꼭 닮은 건축하는 아버지(휘구), 그리고 내 옆자리 앞자리에 앉은 래코드의 귀요미 꾸러기 동료들, 존경의 아이콘 금손 래코드의 장인 선생님들, 한강대교 다리 건너 맛있는 커피와 음식 멋있는 공간을 꾸리고 있는 용산의 이웃 친구들, 자전거 탈 때 주렁주렁 달려서 뽐내는 래코드의 가방, 영감을 주는 일상의 작은 굿즈들. 그리고 아침마다 마당에 찾아오는 씩씩한 길냥이 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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