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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그 시절의 기억을 담고, 추억을 빚어

- 시퀀스 오주연, 배준영 디렉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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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그 시절의 기억을 담고, 추억을 빚어

동생을 위한 메이크업 제품, 시퀀스

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은 힘이 강합니다. 동생과 함께 엄마의 화장대 앞에서 웃고 떠드는 것이 즐거웠던 한 소녀는 그 기억을 품고 동생을 위한 메이크업 제품을 만드는 여성으로 성장했지요. 올바르게 재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 주신 부모님의 영향을 듬뿍 받고 자란 그 여성은 쓰레기의 무게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구에 무게를 더하는 일을 최소화하고, 좋은 성분을 채워 많은 이들의 피부 고민을 해결해 줄 동화 같은 제품을 만들자는 사명으로 그녀와 팀원은 양보 없이 긴 시간을 의논합니다.

시퀀스 오주연(좌), 배준영(우) 디렉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시퀀스와 시퀀스 제품들을 만들고 가꿔나가는 브랜드 연출을 맡고 있는 브랜드 디렉터 오주연입니다. 시퀀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배준영입니다. 시퀀스의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있습니다.


Sequence 브랜드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Sequence의 뜻이 궁금합니다.
오주연 (이하 오): SEQUENCE는 스킨 컨시어스 메이크업 브랜드예요. 소중한 소비자분들의 피부가, 메이크업 전,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동안, 그리고 그 후에까지 편안하고 건강하길 바라는 클린 뷰티 메이크업 브랜드예요. 스킨 컨시어스는 저희 브랜드의 특성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저의 의지를 담은 말이기도 해요.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요즘 소비자의 피부 고민을 감지하고, 또 사려 깊게 그 모든 것들을 브랜드 안에서 풀어내자는 마음가짐이 들어있어요. 이 모든 것이 작지만 나름의 단단한 철학이 담겨있는 <SEQUENCE>라는 이름이죠.
• 컨시어스: 의식 있는 소비를 뜻하는 조어

배준영 (이하 배): 시퀀스는 영화 용어예요. 여러 개의 씬이 모여 이루는 이야기의 큰 단락으로, 시퀀스와 시퀀스의 결합이 각 영화 특유의 관점을 만들어 내죠. 그러한 연속적인 동작, 또 변주하는 장면, 축적되는 이야기를 저희 메이크업 제품들에 대입시켜봤어요. 매일 하게 되는 메이크업, 평범한 듯하지만 비범한 우리의 일상, 그 일상이 쌓여 만들어지는 개개인의 이야기들. 그래서 쉽게 말해, 고객 한 분 한 분을 <시퀀스>의 주인공으로 생각해요. 그 이야기는 저희가 아닌 고객분들이 써주시고, 저희는 그 옆에서 함께 하는 스태프들인 거죠.

(오) : 또, 영화 속 시퀀스의 결합과 같은 미학을 뷰티 브랜드 <시퀀스>에도 담고 싶었어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의 기능적 결합, 여러 제품으로 이루어진 사용 루틴의 결합, 사용자들의 다양한 의견의 결합. 또 시퀀스는 연속된 동작을 일컫는 단어이기도 해요. 그래서 <시퀀스>도 고객분들의 피부에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며 성분 배합을 고민했고, 또 자원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며 패키징 디자인을 했죠. 많은 고민과 다짐, 또 브랜드가 선보일 재미를 생각하며 작명했어요.

시퀀스 제품들에 대한 소개도 부탁 드립니다.
(오) : <시퀀스>의 첫 제품은 비건 메이크업 베이스, 하이퍼 스킨틴트예요. 메이크업의 가장 첫 단계를 담당하면서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피부를 지켜주는 보호막의 역할을 하는 든든한 제품이에요. 개발 단계에서 많이 고민했던 점은 사용 루틴에 있어 스킨케어와 자연스러운 연결감을 유지하는 것이었어요. 하이퍼 스킨틴트를 바르면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이 단절된 두 개의 단계가 아닌, 건강한 피부를 위해 연결된 하나의 루틴으로 받아들여 주시길 바랐어요. 하이퍼 스킨틴트는 파운데이션 못지않은 결/톤 보정 성능에 써보면 놀랄 만큼 가볍고 편안한 사용감을 자랑하는 제품이에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스킨케어 단계 이후에도 피부 보호 효능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신중히 성분을 엄선해 넣었어요.

(배) : '화장' 카테고리 안에서는 오주연 디렉터와 반대로, 저는 엄청난 귀차니스트에요. 그래서 하나의 제품이 여러 단계를 생략시키길 원하고, 빠르고 쉽게 발리기를 원하는 소비자죠. 그래서 부족한 화장품 제품 개발 지식에도 불구하고 발림성과 밀착력에 대한 의견을 강하게 어필했어요. 그게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서 너무 기뻐요. 황금손은 물론 똥손도 아름다운 피부 표현이 가능한 제품이 바로 하이퍼 스킨틴트입니다.


스킨틴트를 소개해주세요.
새로운 장르를 설명하고 싶었어요. 시퀀스가 전달할 수 있는 등장의 의미 같은 거..? 사실, 스킨틴트라는 단어가 완전히 새로운 단어는 아니지만, 제대로 만들어진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기억에 없었던 거죠.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의 그 경계에서 스킨케어 연장선이 될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가볍고 편안하고 하지만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축약된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죠. 그것에 스킨틴트가 너무 딱 맞았어요. 그 앞에 하이퍼도 나름의 의미가 있어요. 스킨케어의 연장 선상이라 피부가 편안해야 하는 것도 너무 당연한 이야기 이긴 한데, 메이크업이라서 메이크업 제품답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도 강했어요. 결,톤 보정을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는 가이드가 있었고, 거기에 맞춰 제품이 정말 잘 제작되었어요! 퍼포먼스 적으로 뛰어난 제품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 하이퍼를 스킨케어처럼 편안함을 강조하고 싶어 스킨틴트를 전부 다 담은 거죠.

많은 제품 중 스킨틴트를 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오) : 내부적으로 첫 제품을 신중하게 출시하자는 논의를 꽤 치열하게 했어요. 처음 선보이는 <시퀀스>는 그다음 시퀀스를 위한 탄탄한 초석 역할을 해줘야 했고, “스킨 컨시어스 메이크업”이 무엇인지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준비 과정에서 많은 분께 의견을 구하기도 했고 여러 유형과 제형을 검토하다가 찾은 저희 나름의 해답을 ‘하이퍼 스킨틴트’라는 이름으로 출시하게 됐어요.

(배) : 오주연 디렉터가 브랜드를 구상하며 늘 했던 말이 “피부로부터 시작한 브랜드”였거든요. 그래서 어찌 보면 치열한 논의와 제품 개발의 짙은 고민은 있었지만,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부터 해보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어요. 피부 표현이 메이크업 전체를 좌우할 수 있고, 메이크업의 시작은 피부 베이스 연출부터잖아요. “그럼 진짜 ‘피부’에서 부터 시작하자!”가 저희의 결론이었죠.


시퀀스라는 브랜드를 오픈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떤 점이 있나요?
(오) : 저희가 브랜드를 전개하는 회사 (주)메이크뷰는 남다른 문법의 마케팅과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매우 중요해요. 회사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닥터메이트도 기존의 건강기능식품 문법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접근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시퀀스>도 우리만의 방법으로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기를 바랐어요.

(배) E-commerce가 주 매출처가 된 후부터, 뷰티 브랜드들의 소구법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기능 위주의 짧고 위트 있는 카피로 제품력을 강조하여 빠른 온라인 구매 선택을 유도하죠. 그래서 오히려 저희는 더 미학적으로 접근했어요. (물론 오주연 디렉터가 만든 제품 성능에 대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화장품 브랜드들이 팔던 추상적인 아름다움, 빛, 감성을 콘텐츠에 담아내고 싶었어요. 그러한 욕심은 저희 브랜딩 디자인에도 묻어난다고 생각해요. MYKC 스튜디오의 도움으로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브랜딩이 나오게 되었어요. 화장품을 화장품답게 “예쁘게” 보여주고 싶었죠. 또 저희가 생각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저희 입이 아닌, 여러 주인공 (소비자분들)의 입으로 전달하고 싶었어요. 저희 인스타그램 콘텐츠들은 그런 방향성으로 제작되고 있어요. 오래 두고 보아도 촌스럽지 않고, 인스타그램 광고로 이미지를 보았지만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시퀀스>만의 스토리텔링을 하고자 노력 중이에요. 그리고 영화적 용어 시퀀스를 확장해, 정말 저희가 <시퀀스> 단편영화를 만든다거나, <시퀀스> 영화제를 만든다거나 하는 포부도 가지고 있어요.

화장품은 피부에 닿는 제품이다 보니 성분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시퀀스만의 강점이 있나요?
가장 자랑하고 싶은 성분은 슈퍼푸드 케일의 세포에서 추출한 시퀀스만의 독자 성분, 시퀀스 케일셀TM 워터예요. 메이크업 시작부터 영양 넘치는 보습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신경 썼어요.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술이 환경을 파괴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정말 많이 고민하여 만들어진 성분이죠. 케일 셀 워터의 추출 공법 자체가 친환경 공법이에요. 추출물을 추출할 때 고온에서 고압으로 추출을 하다 보면 환경에 부담을 주게 되는데, 케이 셀 워터 같은 경우에는 상온에서 상압으로 추출을 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친환경 공법으로 추출된다고 인지하고 있어요. 또 케일 세포를 파괴하지 않고, 그 안에 있는 세포 수만 추출해내기 때문에 원액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120가지 블랙리스트를 만들기 위해 화장품에 대해서 정말 많이 공부했어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변경된 사항들이 있다면 교육을 듣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사용하지 않더라도 추후 제품을 개발하거나 어떤 성분을 찾아보려고 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열심히 하고 있죠.


화장품이다 보니 '화해 앱'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보통 화해의 경우 '향료'가 들어가게 되면 노란불이 켜져요. (노란불-성분 위험성이 있음) 향료에 대한 오해를 조금 풀고 싶어요. 향료 중에 실제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들이 굉장히 세밀하게 쪼개어져 분류되어있어요. 향료가 아예 없는 제품 같은 경우에는 사용하실 때 사용감 차원에서 화장품이 줄 수 있는 오감의 만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퀀스에서 향료라고 표기된 것들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성분들을 다 뺀 알레르기 프리 향료예요. 그렇지만, 표기는 향료라고 되어있기 때문에 노란불로 등록되는 거 같아요. 사용하시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성분에서 제외할 수 없었죠. 의무적으로 바르시는 게 아니라, 화장품이 화장품답게 느껴질 수 있도록 말이에요. 화장품이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사실 모든 피부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카테고리예요. 성분에서도 그런 부분이 있지요.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고 해도 어떤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을 수가 있어요. 블랙리스트 120여 가지를 고를 때 '다수의 피부 유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없는지'를 꼼꼼하게 분석했습니다. 참고 정도 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시퀀스가 생각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요?
(오) : 편안함이요. 너무 큰 노력을 수반하지 않는, 너무 편해서 나도 모르는 새 나의 타고난 아름다움을 잘 살려줄 수 있는, 그런 편안함이 건강한 아름다움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배) : 또, 자기다움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에게 맞는 것을 잘 알고, 들어내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풍기는 아우라 같은 것이 있는? 인스타그램에서 영상으로 만나보실 수 있는 론칭 브랜드 앰버서더 분들이 건강한 아름다움의 소유자들이라고 생각해요. 각기 다른 색, 다른 직업,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아름답죠.


보통 건강한 피부하면 스킨케어 제품을 생각하는데, 메이크업 제품을 떠올리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배) : 저는 정말 단순했어요. 오주연 디렉터의 강점이 메이크업 분야라고 생각했고, “이 언니가 화장품 브랜드를 낸다면 메이크업 제품들로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주연 디렉터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브랜드의 진정성을 더 부여해주는 거예요. 잘하는 게, 좋아하는 것이고 또 잘하고 싶은 것이 되었어요. 브랜드를 만든 사람의 진심이 강점과 닿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 : 브랜드를 준비하며 ‘내가 왜 화장을 좋아하게 되었지?’를 생각하며 유년 시절 기억을 들여다보았어요. 어렸을 적 즐거웠던 순간을 생각하면 동생과 함께 엄마 화장대를 뒤지며 놀던 기억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동생과 서로 립스틱, 섀도를 발라주고, 분을 팡팡 찍어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어요. 그렇게 자연스레 생긴 화장품을 향한 오랜 애정 덕분에 저는 직장 생활 내내 여러 뷰티 브랜드들을 위한 일들을 할 수 있었는데 정작 다 큰 동생은 점점 피부가 예민해져서 메이크업을 마음껏 즐기지 못하게 됐어요. 그게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늘 동생이 정말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메이크업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있었고, 더 나아가 그 제품이 제 동생과 같은 고민을 가진 많은 분의 속 시원한 해결책이 될 수 있길 바랐죠.

오주연 디렉터님 동생분은 시퀀스 제품에 대한 반응이 어땠나요?
이런 표현 해도 되나요? 찐 팬이에요. (웃음) 예전부터 메이크업 개발을 많이 했었어요. 그중에서 페이스 메이크업 제품이 가장 많았고, 신제품이 나오면 동생과 함께 써보고 소통했었던 어릴 적 기억을 담아 매번 가져다줬지요. 받을 때는 엄청나게 신나 하는데, 사용했냐고 물어보면 새것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웃음) 사람이 사실 그렇잖아요.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선뜻 사용하고 있던 화장품을 바꾸기가 힘들죠. 환절기가 되면서 피부 유형이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바뀌는 경우도 있잖아요. 제 동생이 딱 그랬어요. 아, 약간의 TMI 같은데, 동생의 피부가 진짜 너무 신기해서 피이지 계면활성제 감별기라는 별명을 제가 붙여줬어요. 그 성분이 들어가 있는 제품을 바르게 되면 2~3시간 정도 지나면 얼굴이 붉어지고 트러블이 올라와요. 메이크업을 좋아하는데 즐기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웠어요. 옛날부터 이제 이 친구를 위한 제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던 거 같아요.


브랜드를 운영하시면서 가치관 / 제작 등의 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으셨을까요?
(오) : 피부의 지속가능성, 자원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자는 철학을 지키는 것이 어려웠어요. 먼저 제품의 성분 면에서, 내부적으로 시퀀스 블랙리스트라는 120여가지의 첨가하지 말아야 할 성분의 기준을 잡았어요. DOs 도 중요하지만 DON’Ts 도 제품 개발에서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조금만 비껴가도, 자유롭게 제형을 개발할 수 있는 쉬운 길이 있었겠지만, 피부로부터 시작한 뷰티 브랜드기에 피부에 자극이 최대한도로 낮은, 그러면서 편안한 제품을 만들려고 시간과 노력을 더 많이 기울였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정말 성분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배) : 오주연 디렉터는 재활용과 분리수거에 진심인 사람이에요. 덕분에 사무실에서 쓰는 물건 하나하나 자원의 순환까지 생각하며 쓰게 됩니다. 쓰레기 헌터, 무서운 언니입니다. (웃음) 그만큼 시퀀스 제품 재활용에 진심이고, 저희는 그걸 최대한 쉽게 만들고 싶었어요. 리필 방법을 어떻게 설명할까, 어떻게 보여줄까, 씰링은 쓸까 말까 등등 사소한 고민 요소가 많았습니다. 실제 제품이 출시되고 리필 과정에서 제거해야 하는 다 쓴 카트리지의 이너 캡 부분이 헷갈린다는 것을 알고는, 최대한 고객분들이 리필을 하는 과정이 수고스럽지 않게 느끼시길  바라며 전 제품 패키지 박스에 추가 스티커 작업을 통해 안내를 드리고 있어요. 똑딱! 뚝! 하면 새롭게 태어나는, 또 다른 시퀀스가 시작되는 <시퀀스>의 리필의 재미를 모두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오) : 시퀀스 인스타그램에 똑딱 뚝! 리필을 쉽게 하는 방법을 담은 영상이 있어요. 리필의 재미를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오주연 디렉터님의 레퍼런스가 궁금해요.
레퍼런스는 반으로 나뉘는데 광고 대행사와 뷰티회사에서 근무했어요. 광고 대행사 있을 때도 가장 큰 클라이언트들은 뷰티 브랜드였죠. 커뮤니케이션 단에서 뷰티가 어떻게 소개되고 있는지를 먼저 익혔고, 그 후 이직을 뷰티 브랜드로 하게 되었어요. 일하다 보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해지잖아요. 뷰티의 시작이 어디서부터 인가가 궁금해서 뷰티 브랜드로 입사하게 되었어요. 이직 후 BM 업무 및 상품 개발 기획 업무를 중점적으로 했어요. 여러 가지 느낀 바가 있어, 잘 맞는 동료들과 함께 시퀀스를 탄생시켰죠.


스킨틴트 이외에도 계획하고 있는 제품이 있으신가요?
(오) : 제품 사용 루틴의 관점에서, 하이퍼 스킨틴트와 만났을 때 최적의 시퀀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제품들을 추가로 기획 중이에요. 하이퍼 스킨틴트를 써보신 주인공들께서 벌써 다음 제품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그중 정말 유의미한 몇 가지 포인트들을 추출해서 다음 제품들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배) :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 같은 경우에는 한 번 정착하면 쉽게 바꾸기 어려운 제품이에요. 그만큼 소비자분들의 마음과 믿음을 끌어당기기에 큰 노력이 들어요.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도 저희 제품을 써보시고 ‘이 제품으로 정착할래요’라는 리뷰를 꽤 많이 받았아요. 소비자분들이 고민 없이, 믿고 정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계속해서 만들 예정입니다. 그래서 더 고민하고 많은 의견을 듣고 차근차근 신제품 론칭을 할 예정이에요. 고민 없는 소비 또한 자원 낭비를 줄이게 할 수 있는 브랜드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제품 리필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려요.
(오) : 시퀀스의 리필 프로그램으로 얻고자 하는 결과는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최소화하는 것, 그 플라스틱의 재활용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에요. 하이퍼 스킨틴트의 블랙 케이스는 다회용이에요. 그래서 재구매를 원하시면 아주 단순한 구조의 리필 카트리지만 구매하시면 되죠. 하이퍼 스킨틴트는 에어리스 펌프 구조라 쓰면 쓸수록 용기 바닥이 올라오면서 하용기의 내벽을 한 번 싹 훑어줘요. 그래서 다 쓰고 난 뒤에 용기 안쪽에 닦아내야 할 내용물이 많이 남지 않아요. 그리고 다 쓴 리필 카트리지는 분리수거만 잘해주시면 이후에 복잡한 공정을 거치지 않아도 쉽게 팔레트화할 수 있는 PP 단일 소재로 만들었지요.

(배) : 말은 뭔가 간단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많은 고민이 담겨있어요. 화장품 브랜드들에서 쉽게 하지 않는 모험을 택한 오주연 디렉터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리필 카트리지의 경우, 불필요한 씰링을 없앴어요. 재활용이 쉬울 수 있도록 에어리스 펌프를 사용했죠. 오히려 그 편이 대롱이 달린 스프링 펌프보다 제품을 끝까지 다 쓸 수 있어요. 소비자분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신 것도 저희가 택한 모험의 용기를 주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해외 사례들도 나오고 있죠. 저희의 리필형 카트리지 패키지가 완벽한 해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되든 안 되는 시도는 계속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상 시 화장품 용기가 환경에 미치고 있는 영향에 관심을 기울이고 계셨을까요?
(오) : 저는 매달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뷰티 대기업에서 일했어요. (자랑스럽게 다녔던 이전 직장에 좀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처음에는 그저 신났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만드는 예쁜 것들이 환경을 파괴하는 잠재적 쓰레기로 생을 마감할 거라는 사실이 괴롭더라고요. 그 뒤로는 개발 과정에서 버려지는 샘플 하나하나가 지구에 다 미안하고 죄스러웠어요. 그래서 하이퍼 스킨틴트를 기획할 때 더더욱 용기 차원에서 제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어요. 비록 지금은 제게 주어진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고민이 많지만, 저희만의 해답과 방식을 찾아 친환경 메이크업 브랜드가 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할 거예요. 그리고 이런 고민은 저만 가진 건 아닙니다. 업계에서 함께 일했던 많은 분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훌륭한 분들이 용기 차원에서 환경을 배려하는 선진적 시도를 많이 해주고 계세요. 이런 크고 작은 노력 덕분에 앞으로의 화장품 시장은 더 환경친화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 믿어요.

(배) : 실제로 제품을 만드는 분들도 노력하고 계시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소비자분들이 편리함을 먼저 생각하시기보단 자원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시고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덜 낭비가 되는 제품들을 찾고 계세요. 저희 스스로 관심을 가지게 된 부분도 있지만, 소비자분들의 변화, 의견들을 청취하다 보니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제품에 대한 후기뿐 아니라, 저희의 무접착 택배박스나 옥수수 완충재를 식물 거름으로 사용하셨다는 후기까지 남겨주세요. 제품의 구매부터 배송, 사용, 리필, 전 과정에 있어서 날카로운 소비자분들이 먼저 각각의 스텝들이 환경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먼저 챙겨주시죠.

프리뷰 키트 자체도 기가 막히게 시퀀스다워요. 프리뷰 키트의 기원은?
준영 디렉터가 아이디어 뱅크예요. (너무 올드한가요..?) 시퀀스의 제품은 써봐야 좋은 것을 안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막 시작한 브랜드라, 모르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분이 사용해보실 수 있을까 고민했죠. 샘플을 사용할 때도 브랜드 경험과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영화 용어에서 시작된 시퀀스다 보니 샘플 키트 역시 드라마틱하게 만들어 보자 해서 탄생하게 되었어요.


시퀀스 론칭 과정에서 신경을 썼다는 게 많이 느껴져요. 준비를 하면서 또는 브랜드 론칭 후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오) : 돌이켜보면 처음 앰블럼 나왔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왜냐면 그동안은 혼자 생각해왔었고, 같이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나본 거는 그날이 처음이잖아요. 원했었던 로고, 비주얼이 그날을 기점으로 조금 더 펼쳐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돼서 그날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 엠블럼 : 구상했던 것이 실제 모델로 나온 상태

(배) : 첫 리뷰 봤을 때. '너무 좋다. 정착하고 싶다.'라는 이야기 들었을 때에요. 메이크업 부분이 정착하기가 정말 힘들잖아요. 입소문이 나도 나와 안 맞을 때가 많은데, 원래 사용하던 것으로 돌아가기도 하죠. 그런데도 정착하고 싶다는 표현을 쓰셨다는 것은 시퀀스 제품이 분명 매력적이어서라는 뜻이니까요.

준비하시고 계신 다른 아이템들도 소개해주세요.
계획은 하고 있는데, 용기가 마음에 안 들어서 멈춰 있어요. 요청을 많이 하셨던 것은 '선케어' 관련된 제품들이에요. 스킨틴트와 함께 쓰면 좋을 제품을 구상 중이에요. 베이스 기능이 있는 선케어 제품이 개발 중이에요. 기존 스킨틴트는 호수를 늘려갈 생각이에요. 사실, N2 컬러가 대부분의 한국인 피부에는 스며들듯이 잘 맞는 컬러예요. 처음에 제품 콘셉트를 잡았을 때 톤 프리 컬러라고 작명했었어요. 무엇이든 자연스러운 것이 매력이죠.


앞으로의 활동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오) : 더 많은 주인공을 모시는 것 (더 많은 고객분을 만나는 것)이 아마 브랜드를 론칭한 지 얼마 안 된 제게는 가장 큰 미션일 것 같아요. 그리고는 주인공분들이 들려주신, 그리고 앞으로 들려주실 (피부) 이야기들을 열심히 모으고 엮어서 다양한 장르의 제품과 콘텐츠로 펼쳐보는 것입니다.

(배) 고집 있게 시퀀스만의 색깔과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일 것 같아요. <시퀀스>와 함께하고 싶어, '나도 시퀀스를 만들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브랜드를 들려드릴게요.

시퀀스 오주연 디렉터
시퀀스 배준영 디렉터

건강한 삶을 위한 나만의 루틴
(오) 몸의 건강만큼이나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최근 들어 일상에 추가한 루틴이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 좋았던 일 한 가지와 오늘 벌어졌으면 하는 좋은 일 한 가지를 떠올려요. 여유가 좀 되면 적어 두기도 하고요. 거창한 것들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것들도 행복하게 느낄 수 있는,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배) 닥터메이트의 락토무쵸를 하루에 한 포씩 먹습니다! 유산균이 천억마리가 들어있고 백억까지 보장되는데, 내가 백억원은 만져보지 못해도 매일매일 백억균은 먹어보자라는 생각입니다. 건강은 가장 큰 자산이니까, 백억 유산균을 먹으면 분명 부자가 될 것 같아요.


추천하고 싶은 오래된 물건
(오) 영화 노팅힐을 정말 좋아해요. 스물한 살 되던 해, 노팅힐을 향한 팬심 하나로 혼자 무작정 영국 여행을 갔었거든요. 그때 포토벨로 마켓이 그려진 엽서를 사 왔어요. 지금도 그 엽서를 보면 정말 순수하게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과 그 마음의 온도가 상기돼요. 그래서 14년째 침대 맡에 두고 매일 보고 있습니다.

(배) 어릴 때부터 이사가 잦고 나라와 나라 간 이동도 많아서 물건을 챙기기보다는 버리는 데 익숙한 스타일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챙기는 돌이 2개 있습니다. 5살 때 가족과 설악산에 가서 아버지가 기념품으로 “슬기롭게 자라라 우리 딸 준영”이라고 새겨서 주신 옥돌, 지금의 남편과 연애 초기 프랑스 에트르타 코끼리 바위에 갔을 때 주워다 준 돌. 늘 이사하면서도 들고 다니고 잘 보이는 곳에 둡니다. 별거 아닌 돌도 그 안에 따뜻한 이야기가 있다면 보석이 되는 것 같아요.


나에게 힘이 되는 것
(오) 일찍 일어나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아침 시간이 제 삶의 활력소입니다. 동생과 함께 하는 주말 아침은 더 좋아요.

(배)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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