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

플라스틱 창궐을 막기 위한 히어로의 도약

- 트래쉬 버스터즈, 최안나 이사 -
Now Reading:  
플라스틱 창궐을 막기 위한 히어로의 도약

일회용품 대체 서비스, 트래쉬 버스터즈

머지않은 날 다회용 컵에 커피를 담는 일이 당연해질지도 모른다. 바로 일회용품 소탕 작전을 펼치고 있는 트래쉬 버스터즈의 활약 덕분에. 트래쉬 버스터즈는 일회용품 사용을 절감하고자 재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식기를 렌탈, 수거 후 세척까지 진행하는 서비스 회사이다. 예사롭지 않은 그들의 영향력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공동창업자 최안나 님을 만났다.

일회용품 소탕 작전을 기획하시게 된 시작이 궁금해요.

트래쉬 버스터즈의 시작은 저를 포함해서 총 4분의 공동 창업자가 모여서 시작을 하게 됐는데요. 현재 대표로 계시는 곽재원 대표님은 축제 기획자로 일을 해오셨었어요. 대표님은 축제가 끝나면 항상 쌓여 있는 쓰레기를 마주해야 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하셨다고 해요.

반면 저의 경우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항상 ‘예쁜 쓰레기를 만들어낸다’라는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고요. 다들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차에 ‘여럿이 같이 재밌게, 지속 가능하게 살 수 있는 마을이나 커뮤니티를 꾸며보자’라는 생각이 시작이 되어 트래쉬 버스터즈를 시작하게 됐어요.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라니, 상상만 해도 너무 멋진데요. 제일 먼저 어떤 활동을 했나요?

정식으로 서비스를 출범하기 전, ‘서울 인기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트래쉬 버스터즈라는 이름으로 다회용 식기를 현장에서 써 볼 수 있는 베타서비스를 시행해봤어요. 저희 서비스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매년 3000명 정도가 모여 100리터짜리 쓰레기봉투가 350~400개가 배출되는 행사였어요. 저희 서비스를 도입하고 난 후 8개밖에 나오지 않았죠.

기존 쓰레기를 98% 정도 감소시킨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았어요. 저희도 처음에 이 서비스가 큰 효과가 있을까 의심했지만, 베타서비스를 통해 파급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멤버들과 ‘제대로 해보자’라며, 2019년 9월에 정식으로 회사를 창립하게 됐어요.

트래쉬 버스터즈의 행보에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워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예쁘다고 생각해 주시는 부분이 가장 큰 것 같아요. 그리고 ‘뭐 하세요, 뭐 하지 마세요’라고 권유하기 보다 이걸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뿐이거든요. 저희가 꿈꾸는 것은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나도 모르게 테이크아웃 컵 대신 다회용 컵을 들고 다니고 있네?’라고 자연스럽게 바뀌어 있는 모습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고, 적대감이나 무관심을 넘어 저희 상품을 보고 ‘예쁜데 나도 써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저희의 이미지를 좋아하시는 분도 있고, 싫어하시는 분도 있으실 테지만, 다행히 지금까지는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 트래쉬 버스터즈
© 트래쉬 버스터즈

트래쉬 버스터즈의 아이덴티티를 함축하고 있는 키워드가 있나요?

저희 슬로건은 ‘It’s not a big deal’이에요. ‘환경에 맞춰서 행동하는 게 어렵지 않다, 왜? 우리가 기반을 만들어 드릴 거니까!’라는 의미입니다. 저희가 하는 모든 것을 함축하자면 ‘일회용품과의 전쟁’이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전쟁이라는 단어가 가진 부정적인 기운보다 일회용품을 없애기 위해 최전방에 나섰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일회용품 없애는 걸 최우선 과제라 말씀하는데, 일회용품 없는 삶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희는 가능하다고 말하죠. 제2의 쓰레기 대란과 같은 환경 이슈를 많은 매체에서 다루고 있기도 하잖아요.
예전에는 환경이 특정 세대, 특정 집단만의 관심사였다면 지금은 환경이라는 키워드가 많이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성숙해졌어요.

변화된 인식에 맞춰 규제나 저희 같은 소규모 기업체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가는 대기업까지 친환경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고요. 100% 소탕이라는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머지않은 날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미디어에 비춰지는 트래쉬 버스터즈 팀의 텐션이 예사롭지 않아요. 트래쉬 버스터즈 멤버들은 어떻게 놀고 있나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같이 어울려서 놀지 못하고 있어요. 아마 코로나가 없었다면 같이 잘 놀았을 거예요. 인터뷰 시작할 때 같이 마을이나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살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했잖아요. 그에 대한 첫 번째 일환으로 같이 캠핑 다니기를 했었거든요. ‘원나잇 빌리지’라는 이름으로 하룻밤만 우리가 원하는 마을을 만들어서 묵어보자 이런 의미였어요.

말이 거창하지만, 그냥 같이 캠핑 간 거예요. 일상의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 가서 지내보는 것만으로도 환기가 되니까 좋았어요. 주로 야외에 나가서 놀거나, 술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또 술 마시고 클럽도 갔었을 테고요. 엄청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저희끼리 처음으로 합을 맞춰보고, 새롭게 일하는 멤버도 늘어가고 있어서 저희끼리 자주 하는 이야기는 ‘우리는 다 같이 연애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거든요. 애인과의 연애의 형태가 여기서도 적용이 되고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많이 느꼈어요. 이 사람의 언어를 이해해야 하고, 이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파악한 후에 대화를 시작해야 하고, 또 끊임없이 대화하고 공유해야 하고, 너무 바쁘다 보면 서로 단절이 되어서 문제가 생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경청’이라고 하겠습니다.

건강한 삶을 위한 나만의 루틴

루틴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우선, 제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단절시킬 줄 알아야 해요. 끊어내지 못하는 것들은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고, 계속되면 결국 나를 불행하게 만들거든요.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것은 매일 아침 5시까지 일어나기예요. 꼭 5시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3개월 동안 해보는 게 목표예요.


추천하고픈 오래된 물건

가구입니다. 자취 처음 시작했을 때는 무조건 최저가 물건만 찾았는데, 저렴한 가구는 금방 망가지기도 하고 소비하는 마음으로 샀기 때문에 금방 버리게 된 거 같아요. 이제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 같이 오래 살 수 있는 물건을 들여놓는 것이 좋다고 느껴요. 물론 고가의 가구를 일부러 사는 것은 아니지만 고를 때 이런 부분을 생각해서 고르게 되더라고요. 오래된 물건은 아니지만 앞으로 오래갈 물건을 고르자면 제 책상이에요.


나에게 힘이 되는 것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에크 하르트 톨레의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라는 책이요. 나 자신을 포함해서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해줬는데 최근에 많이 도움을 받았던 책이었어요. 아는 동생에게 선물 받은 책인데 적절한 시기에 저한테 필요한 메시지들을 많이 담은 책을 받은 것 같았어요.

트래쉬버스터즈 / 일회용품 대체 서비스(@official.trashbusters) • Instagram